항상 그러했듯 이번 추석 연휴에 유람 나가는 사람도 있고, 고향 찾아오는 이도 있을 것이고, 가고 싶은 곳 가는 사람이 있고,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사람도 있고, 고향이 없어 못 가는 이가 있고, 고향이 있어도 못 가는 이가 있고, 갈 수 있어도 안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네 일반 서민들이 반만년을 살아온 정서는, 백화점 진열장에 쌓인 물건이 관심 밖이다가, 명절이니 조금 살림에 벅차도 앞으로 조금이라도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짬을 내어 조상도 찾아보고, 일가친지를 방문하며 조그마한 선물이라도 교환하는 것 아닐까?
골고다 언덕의 가장 높은 곳에 세워진 십자가 위에서 이 세상의 생을 마감하시면서 하신 기도에서 “저들은 자신들이 잘못을 하고 있는 것조차도 알지 못함을 용서해 주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하신 큰 그분의 무한 베품의 정신을 생각하면서 이웃을 돌아보는 명절이 되길 기도한다.
돈키호테 글쟁이로서 나누어 드릴 것이 글 조각뿐이라, 내 것이면서 남이 많이 사용하고 사후에도 남을 이름 이야기로 명절을 보내고 싶다.
평생을 가난하고 불쌍하게 살아가는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하늘의 큰 그분의 가르침을 실천하시다가 그분이 계신 곳으로 가신 세월이 수십년이 지난 [테레사 수녀]는 성인(聖人)이란 극존칭의 이름을 받으셨다. 이름이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보통 성(姓)은 아버지를 따르고 나머지 이름 두 글자중 하나는 항렬(行列)를 따르므로 씨족이 모여 살던 집성촌위계질서의 기준이기도 했다. 항렬자를 정함에도 오행상생법(五行相生法), 십간법, 십이지법, 숫자법등이 있지만, 보통 오행상생법을 사용한다.
임금이나 왕족은 글자가 매우 복잡하면서 좋다는 뜻을 가진 많은 부수를 조합한 글자를 사용하였고, 평민이나 천민은 부르기 싶고 남의 이목이나 주목 받지 않을 개똥이, 마당쇠, 돌쇠. 등으로 불렸었다. 재미있는 대목은, 왕족처럼 극존대 부류는 아니더라도 상류계층 즉 양반네들은 족보 편찬이 수년, 수십 년에 한번씩 이루어지기 때문에 항렬을 지키면서 기록되는 이름외의 부르는 이름 즉 호명(呼名)을 많이 사용 하였는데, 어린아이 시절에는 아명(兒名)이라 하여 귀한아기, 예쁜이 등으로 부르다가 성년례(成年禮)를 치르고 나면 자(字)라 하여 부르기 쉬운 이름을 사용하였다.
여자들의 경우는 어릴 때는 이름이 없고, 아기, 아가씨, 작은아씨 등으로 부르다가 혼인을 하게 되면, 남편의 성을 따라 ‘박실(朴室) 이실(李室)’ 등으로 불렸다.
다만 남편이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점점 높아지면 부인(夫人) 숙부인(淑夫人) 정부인(貞夫人) 정경부인(貞敬夫人) 등의 관명을 부르게 되었다.
관명(冠名)은 관공서에서 부르는 공식적인 이름이란 뜻인데, 오래된 옛날에는 족보에 올린다는 뜻으로 족보명(族譜名)이라 하였고, 근·현대에는 호적(戶籍)에 등재된다는 뜻으로 호적명(戶籍名)이라 하였으나, 요즘은 호적이란 명칭이 없어지고 가족관계법을 사용함으로 통상 부르는 호명이 관명처럼 되었다.
근대시절 기생이나 광대 등 기예가 뛰어난 사람들이 천해 보이는 호명(呼名)을 대신 할 예명(藝名)을 사용하던 풍습이 요즘은 연예인들이 많이 사용하여 한글도 아닌 것이 영어도 아닌 야릇한 예명이 많이 회자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