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예외지만, 매년 연말 연시가 되면 각 단체마다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된다. 어느 단체든 그 단체에 맞는 의전 메뉴얼을 잘 적용해서 행사의 품격을 더해보자. 더불어 이런 행사 메뉴얼은 일회성에 그칠 것이 아니라 누가 언제 그 자리에서 행사를 하더라도 일괄성있게 이어진다면 모범적 지침서가 될 것이고 조직의 격이 한층 더 돋보일 수 있을 것이다.
의전 소홀로 행사의 격이 저하되는 문제가 간간히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메뉴얼에 따라 의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양한 현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빈 소개 누락, 격에 맞지 않는 인사의 인사말, 또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는 정치 후보자의 소개 즉 인사말 등의 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참석자들에게 적잖은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사전에 의하면, ‘의전’은 타인에 대한 상식과 배려를 바탕으로 개인 및 국가가 지켜야 할 일련의 규범, 또는 행사를 치르는 일정한 법식, 정하여진 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로 정의하고 있다.
의전은 우리 일상생활 작은 소모임에서 부터 나아가 국가 간의 호의를 드러내는 방법이자 리더의 통치 스타일을 알 수 있고, 자국의 국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의전은 외국에서 배우러 올 정도로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의전의 첫 번째 규칙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예의와 배려의 상징인 의전이 오히려 반대의 상황을 야기할 때도 있다.
이는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남은 관례적 의전 문화가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전이 행사의 취지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합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느냐다. 행사의 본위에 따라 권력이 높은 소수의 품격을 높여주기 위해 다수의 존엄성에 피해를 끼치는 예도 적지 않다. 과도한 의전 절차로 전체의 시간과 비용이 낭비된다면 과감히 줄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최근 지자체에서는 과도하거나 불분명한 의전을 타파하기 위해 행사 의전 간소화를 추진하는 추세다. 우리 지역도 마찬가지다. 행사의 격에 따라 의전을 간소화하는 모습이 때로는 호응을 받으며 효율적일 때도 있다. 이러한 행사 진행은 누가 보더라도 호평을 낳는다. 이면에 참석자들에게 불편한 마음을 초래하는 그런 의전도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그 조직에서 적절하게 진행의 미를 가용하겠지만 결과론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더한다면 아니함만 못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불필요한 의전에 따르는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고 행사의 주인공을 참석자에게 돌려주는 의전도 한 번쯤 고려해 볼 일이다. 이러한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의전 간소화의 모범을 보이는 상급자들의 선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전은 소수를 위한 무대 설계가 아니라 다수를 위한 합리적인 배려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과 행사의 본질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의전행사는 시무식, 종무식, 기념식, 각종 축제 및 체육행사 개막식, 준공식 등을 들 수 있다. 공적 성격이 강한 예절을 의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일상생활의 모든 예의 절차인 예절을 공적 행사 등에 적용하면 의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의전의 품격은 그 행사에 걸맞는 의식을 행할 때 비로소 돋보이는 것이다.
사람의 품격은 타인의 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바로 본인에게서 나온다. 행사의 품격 역시 형식적인 치레보다 기본 의전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제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