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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강 전 경상북도 친환경농업과장 |
영국의 리버풀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3대 명물이 있다. ‘축구’, ‘비틀즈’, 그리고 ‘램 바나나(Lam Banana)다. 축구와 비틀즈는 잘 알지만 램 바나나는 생소할 것이다. 램 바나나는 바나나와 양을 합친 행태의 조형물이다. 귀엽고 독특하게 생겼다. 항구 도시인 리버풀의 옛날 주요 교역물품이양과 바나나였다는데서 고안한 조형물로 공공디자인의 산물이다. 램 바나나는 리버풀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리버풀은 이미 유럽의 대표적인 문화도시로, 도시 그 자체가 관광 상품인데 굳이 램 바나나라는 새로운 관광 상품을 만들었을까? 바로 콘텐츠가 문화이자 돈이기 때문이다.
영국의 온천도시 바스에도 ‘술리스’라는 새기돼지 조형물이 있다. 피부병으로 왕이 되지 못하고 바스로 와 은둔생활을 하면서 돼지를 키우던 왕자가 우연히 뜨거운 진흙 속에서 목욕을 한 뒤 병이 나아 다시 왕이 되었다는 전설을 스토리텔링해 ‘술리스’라는 관광 상품을 만든 것이다. 시내 곳곳에 각양각색의 100마리의 돼지들이 전 세계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동해안 고래불해수욕장에 가면 ‘멍~때리는 전망대’가 있다. ‘멍’이라는 글자를 본 딴 틀에 사람과 반려견이 앉아 있는 아주 밋밋한 조형물이다. 누가 봐도 적은 돈을 들여 만든 조형물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멍’을 모티브한 체험형 포토존으로 넋 놓고 동해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과 반려견을 표현한 것이다. sns를 타고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돼 적잖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관광객드이 와서 사진을 찍고 ‘멍’을 때린 뒤 주변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숙박을 하는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럴싸한 건축물을 지어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며 관광수익을 올리는 추세는 보편화됐다. 식상할 정도다. 관광객들에게 더 이상 어필이 되지 않고 있다. 콘텐츠와 스토리가 있는 관광이 돈이 되고 있다.
고령은 대가야의 찬란한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대가야를 모티브한 콘테츠가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 공공디자인이 각광받는 시대다. 고령도 대가야의 상징 콘텐츠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대가야를 상징하는 콘텐츠를 고령의 관광브랜드로, 랜드마크로 만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다. 많은 돈만 들이고 특색이 없는 콘텐츠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작지만 강한 특색 있는 콘텐츠도 충분히 도시의 관광브랜드가 될 수 있다.
고령은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가고 있다. 대구~광주 달빛내륙철도, 김천~거제 남부내륙철도 등 철도망도 추진되고 있다. 대구. 경북 통합 신공항과 부산공항까지의 접근성도 뛰어나다. 하늘로, 땅으로 관광객들이 올 수 있는 여건이 좋다는 이야기이다. 이제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내용물’만 잘 채우면 된다. 고령은 경쟁력 높은 관광자산을 가지고 있다. 이제 글로벌 관광문화도시로 나아가야 한다. 땅 속에 묻혀 있는 고령의 역사문화자산들이 햇빛을 보게 하는 것과 동시에 이를 콘텐츠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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